안녕하세요. <편협한 이달의 케이팝>을 발행하는 일석입니다. 연이은 컴백과 신곡 발매 소식에 여러모로 풍족한 7월이었습니다. 스테이씨의 첫 정규 앨범 발매와 키스오브라이프, NCT 가문, 태연, (여자)아이들, 스트레이키즈 등의 컴백, 그리운 목소리가 담긴 카라의 신곡 발매까지 반가운 소식이 정말 많았는데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달 저에게 가장 큰 이슈는 투애니원의 콘서트 소식이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오직 콘서트 티켓팅만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성공을 기원하고 있답니다. (실패하면 죽음뿐..) 모쪼록 우리 모두 투애니원 콘서트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럼 ‘편협한 이달의 케이팝’ 7월호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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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협한 이달의 케이팝>에서 저와 함께 오타쿠의 비애를 나눌 인터뷰이를 찾습니다. [여기]를 눌러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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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케이팝
→ 태연의 ‘Heav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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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노래를 꼽아도 이상하지 않은 컴백 라인업에 어떤 곡을 소개할까 고민하다 편협한 발행인이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들은 곡으로 선정했다(그리고 어떤 소속사가 어지간히 홍보를 안 하는 것 같아서 소개하는 것도 있다). ‘편협한 7월의 케이팝’은 오싹하고 청량한 태연의 ‘Heaven’이다. 태연의 대표 여름 노래 중 하나인 ‘Weekend’가 한낮에 파라솔 밑에서 즐기는 여름휴가였다면, ‘Heaven’은 어느 여름밤에 펼쳐지는 꿈같은 판타지 호러다(근데 이제 약간의 재치와 사랑스러움을 더한). 나는 모든 것을 소화하는 태연의 수많은 모습 중에서도 어딘가 서늘하고 무슨 일을 저지를 것만 같은 장난기 어린 얼굴을 좋아하는데, 이번 뮤직비디오에 이런 모습들이 모조리 담겨 있다. 어딘가 어긋나 버린 듯한 이야기 속에서 태연은 해맑은 미소를 띤 채 테이블을 가로지르며 춤을 추고, 하트 모양이 새겨진 도끼를 메고 ‘네가 없어야 완벽한 천국’이라고 말한다(제일 좋은 부분이다). 솔로 활동을 하면서 보아처럼 춤추고 노래할 자신이 없어 댄스곡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는 태연은 이제 디렉팅 없이 프리스타일로 독무를 선보이고 그 장면이 뮤직비디오에 담긴다. 정규 3집 [INVU]가 발매된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언제나 태연이 선보일 음악을 기다리는 한 사람으로서 이 노래를 들으며 그의 정규 앨범을 오늘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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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과몰입
→ 투애니원 콘서트 ‘2024 2NE1 CONCERT WELCOME BACK IN SEO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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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케이팝 이슈 중 최고봉은 뭐니 뭐니 해도 투애니원 완전체 콘서트 소식이었다. (쓰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이게 꿈이라면 절대로 깨지 않을 것이다. 알람 당장 꺼...)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에 여는 단독 콘서트이기도 하고,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팬들에게도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그래서 이 소식을 누구 입을 통해서 듣는 일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어쩌면 불쾌에 가까울지도.. 지난날을 떠올리니 갑자기 속에서 천불이 난다.) 이번 콘서트에 가지 못하게 된다면 앞으로 얼마나 오래도록 스스로를 자책하게 될까? 나는 그 모든 상황을 감당할 만한 인물이 아니어서 아마 관짝 문을 닫을 때까지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절대 없어야겠지만, 아주 만약에 혹시나 티켓팅에 실패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올림픽홀 근처 노래방에서 울면서 투애니원 없는 투애니원 콘서트라도 열 생각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마음이 힘들 것 같다(벌써 힘들다). 콘서트 당일 공연장 근처를 울면서 배회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나일 것이다. 아니 근데 진짜 농담이 아니고, 애초에 2024년에 투애니원 콘서트를 할 거면 10만 명 정도 수용 가능한 공연장을 먼저 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소속사와 어떤 인간들아, 다시는 투애니원과 블랙잭을 무시하지 마라. 다시는... (한숨과 함께 많은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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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추천곡
→ 천상지희의 ‘Dancer In The R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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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지희는 2006년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라는 이름으로 팀명을 변경했지만 <편이케>에서는 ‘천상지희’로 표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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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에는 이 노래를 들어줘야 한다. 우산이 없어도, 장화를 신지 않아도 괜찮다. 이 노래와 댄서의 마음가짐만 있다면(아님). 천상지희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담은 정규 1집 [한번 더, OK?]의 수록곡 ‘Dancer In The Rain’은 무려 나의 고막 조물주가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한번 더, OK?’와 유영진이 만든 ‘Renew’를 제치고 나의 ‘최애곡’ 자리를 차지한 곡이다(드문 일이다). 천상지희의 무대를 보면 도대체 어떻게 이 노래에 저렇게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할 수 있는지 그 실력과 기개에 감탄하게 된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내가 2024년에도 이 그룹을 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될 거라는 걸... 천무스테파니, 상미린아, 지성선데이, 희열다나. 이름하여 천상지희天上智喜. 당시에는 ‘여자 동방신기’라고 욕도 많이 먹었는데, 지금 보니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이름도 없는 것 같다. 하늘의 춤, 천상의 아름다움, 부드러운 소리, 행복이라니 정말 완벽한 ‘캐해’다. 2005년에 데뷔한 천상지희는 곧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무엇이든 좋으니 어떤 방식으로든 이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래도 콘서트는 어려울 테니 딩고 킬링 보이스는 어떨까? 아니면 딩고 킬링 보이스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딩고 킬링 보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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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동명이곡
→ 샤이니와 수지의 ‘Satellite’
7월의 동명이곡은 상대방에게 닿고 싶은 마음을 인공위성에 빗댄 두 곡을 소개한다. 마치 이 세상에 여러 개의 우주가 있는 듯 전혀 다른 듣기 경험을 선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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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정규 8집 [HARD]가 공개되고 여느 때와 같이 1번 트랙부터 쭉 듣던 나는 4번 트랙의 도입부를 듣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곡이 시작되자마자 페스츄리처럼 겹겹이 쌓인 샤이니표 화음이 냅다 귀에 꽂혔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필살기를 쓰다니, 오히려 좋아. 처음엔 이 노래의 화음과 중독적인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이 노래의 진가는 가사에서 드러난다. 케이팝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문학적인 가사를 만날 때가 있다(나에겐 이런 가사들이 문학이요, 예술이다).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모조리 타버려도 너에게 닿을 수만 있다면 부서진 채 남겨지더라도 상관없다니, ‘상대에게 가까워질 수 없는 상황을 위성에 비유한 곡’이라는 곡 설명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파괴적인 가사다.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샤이니의 행보를 응원하면서도, ‘샤이니라는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이런 음악에 어쩔 수 없이 심장이 가장 먼저 반응한다. 이 노래 또한 나의 고막 조물주 켄지가 만든 타이틀곡 ‘HARD’를 제치고 이 앨범에서 나의 ‘최애곡’이 되었다(거듭 말하지만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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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수지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수지는 이렇게 답한다. “음악 콜라보레이션 요청이 들어올 때 ‘아, 날 정말 예쁜 목소리를 가진 사람으로 알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저는 사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졌는데 아무래도 예쁜 목소리를 원하실 때가 많죠.” 이 노래를 듣고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지에게 이런 목소리도 있었구나, 이게 수지의 또 다른 목소리구나. 수지가 직접 가사를 쓴 ‘Satellite’은 그가 기존에 선보였던 음악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곡이다. 진솔하고 담담하게 써 내려간 듯한 가사에 ‘닿을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아득함을 토로하면서도 언제나 곁을 맴돌며 그 자리에 있겠다는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수지가 등장하지 않는 뮤직비디오는 오로지 댄서 모니카의 춤으로 가득 채워진다. 그 어떤 요구 없이 모니카의 춤을 춰달라는 수지의 말에 ‘닿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품에 안고 원 없이 춤을 췄다는 모니카와 그런 모니카에게 본인의 뮤즈가 되어줘서 고맙다는 수지의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앞으로 수지는 우리에게 또 어떤 목소리를 들려줄까? 모니카의 몸짓과 수지의 중저음이 아득하고도 공허한 우주를 유영하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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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팝은 아닙니다만
→ 카디의 ‘Havin’ a Good Ti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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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있지’ 뮤직비디오를 보며 가슴이 미어졌던 이들이여, 카디의 신곡 ‘Havin’ a Good Time’ 뮤직비디오를 보라. 여기 빈틈없이 꽉 닫힌 해피엔딩이 있다. 일말의 여지를 찾아 ‘착즙’하지 않아도 되는,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퀴어주셔서 감사한’ 뮤직비디오가 여름의 밴드 사운드와 함께 찾아왔다. 그러나 여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한민국. 뮤직비디오에는 ‘레즈송이냐’는 물음부터(도대체 레즈송이 무엇일까?) ‘쓸데없는 이미지를 강조해 듣기가 거북하다’는 댓글이 달린다. 하지만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 18일에는 동성 동반자의 법적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이 있었고, 이 역사적인 판결을 시작으로 지금은 학수고대하는 일들이 너무나 당연해지는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에서 동성결혼이 불가능한 오늘날은 인터넷 기사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케케묵은 과거가 되고, 언젠가는 퀴어 커플의 치솟는 이혼율이 사회적 이슈가 될지도 모른다. 상상은 나의 힘. 나는 정말로 이런 날들이 우리를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가 해피엔딩 이후를 상상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곡의 소개글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언제나 우리의 곁을 지켜 준 조건 없는 모든 사랑에 감사를 표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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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한 이달의 케이팝⚡️
매월 15일에는 <케이팝은 핑계고>를
마지막 날에는 <편협한 이달의 케이팝>을 보냅니다.
📮 nameisonest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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